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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여행

도축에서 정육, 한우 오마카세까지 - 본앤브레드 파라다이스시티점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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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전경

일년 중 가장 특별한 날, 특별한 식사를 대접하고 싶어 찾게 된 본앤브레드 파라다이스 시티점. 마장동에 본앤브레드 본점이 있고,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 시티 호텔에 분점이 있다. 파라다이스호텔과도 연결돼 있어 1박2일 호캉스도 즐길 겸 겸사겸사 주말 저녁 한우 오마카세 2인으로 예약하여 다녀왔다.

숙성중인 고기와 판매중인 부위들

본앤브레드는 마장동에서 시작한 브랜드로 애초에는 한우 유통 전문 회사였으나, 본앤브레드라는 브랜드로 식당을 오픈하면서 도축부터 정육, 식사까지 고기의 모든 유통과정을 직접하기 때문에 굉장히 질 좋고 신선한 고기만 취급한다. 방문했던 이 날도 한우 1++ 등급의 질좋은 고기였다. 질 좋은 고기이다보니 가격대도 좀 높은 편.

매장 앞의 메뉴판. 확대해서 보셔야 할 듯 하다.

본앤브레드 한우 오마카세의 가격대는 위의 메뉴판을 참고하시면 좋겠다. 지금부터 소개할 이 날 주문한 메뉴는 저녁 맡김차림 2인.

매장 입구의 직원분들

문을 열고 들어서니 직원 두 분이 반겨주셨다. 미리 예약하고 시간을 맞춰 간 덕에 기분좋게 바로 자리로 안내되었다. 직원분들이 굉장히 친절하셔서 또 좋았다.

오마카세가 서빙되는 바 테이블

조용하게 식사가 하고 싶어 예약 당시 일부러 끝 자리를 달라고 요청드려 요렇게 끝 두자리를 준비해주셨다.
포크와 나이프는 프랑스제 은식기, 수저는 유기수저.

식당 내 자리 배치는 이렇다. 사진은 오마카세 테이블이고 사진상 보이지 않는 뒤 쪽에는 테이블이 있고, 단품 주문이 가능하다.

본격적인 한우 오마카세를 위해 화로에 불을 올리고 예열을 시작해주셨다. 한우 오마카세를 구워주시는 제일 영 해보이는 쉐프(?) 님이 매우 친절하셨고 부위별로 설명도 너무 잘해주셨다.

먼저 에피타이저로 나온 샐러드. 치즈를 갈아서 뿌려 얹었고, 드레싱은 오리엔탈 드레싱. 좋아하는 두 조합이라 더할나위 없이 좋았다.

고추장육회

그 뒤 나온 두번째 에피타이저, 고추장육회. 요것 또한 별미다. 단품으로 따로 시켜먹고 싶을 정도였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굽기 시작. 스타트는 샤토브리앙 이었다. 샤토브리앙은 안심의 중앙부위로 가장 부드러운 부위 중 하나이다.

테이블 세팅

생와사비와 구운 천일염을 가니쉬로 준다. 콕콕 찍어먹으면 풍미가 더 살아난다.

샤토브리앙의 자태, 곱다

색부터 질감까지 곱고 부드럽다. 입에 넣으면 사르르 녹는 듯한 식감에 육즙이 터진다고 표현해야할 정도로 육즙을 많이 머금고 있다. 한우 오마카세를 여러곳 다녀봤는데 본앤브레드처럼 좋은 고기를 이렇게 잘 굽는 곳은 처음이었다.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주신 샤토브리앙.
여태껏 먹은 고기 중 가장 부드럽다. 시작부터 이렇게 훅 들어오면 너무 기대가 커지는데.

그리고 나서 서빙된 부채살. 부채살은 도축하고 정육한 뒤 이 부위가 부채꼴 모양이라 해서 부채살이라고 부른단다. 식감이 좀 전의 안심보다는 단단하지만 부드럽기는 마찬가지. 안심 샤토브리앙처럼 녹아내리는 부드러움과는 다르게 탱탱하고 쫄깃한, 그럼에도 질기지 않은 식감이다.

김치, 백김치와 부추김치. 정말 맛있다. 고기와 김치 궁합이 좋은 건 알았지만 이 정도인줄은.

입가심용으로 나온 명태비빔국수.
국수에 뿌리는 들기름을 따로 명인이 만든 제품을 쓰기 때문에 시중 제품보다 더욱 풍미가 좋고 향이 깊다. 명태또한 부드럽고 양념이 잘 배여있다. 이렇게 깔끔하게 입가심을 한 뒤에는 좀 더 기름진 고기가 서빙된다.

채끝

본앤브레드 한우 오마카세에서 부채살에 이어 나온 부위는 채끝이다. 소가 쟁기를 끌던 시절, 채찍으로 치면 끝이 맞는 부위여서 채끝이라는 이름이다. 앞서 먹었던 부위보다 훨씬 기름지고 고소하다. 기름기가 많은 부위라 그런지 유자 머스타드를 가니쉬에 추가해주셨다. 와사비 옆에 살짝 보이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나올 준비를 하고 있는 업진살.
소가 엎드리면 땅에 닿는 부위라 업진살이다.
이 화로도 정말 좋은 게 냄새를 안쪽으로 빨아들여서 옷이나 머리에 냄새가 배이지 않는다.
그래서 매장이 굉장히 쾌적하고 냄새가 하나도 안난다.
고기를 굽는 매장에서 냄새가 배이지 않기는 참 쉽지 않은데 이 조차 세심함이 엿보이는 대목이었다.

중간 간식으로 나온 가츠산도.
고기는 두말할 필요 없이 맛있었는데, 가장 놀란 부분은 빵이다. 빵이 어디 빵인지 우유향과 버터향이 풍부해 정말 맛있다. 빵만 떼서 먹고 싶을 정도로 훌륭했다.

한우오마카세 후 식사, 차돌솥밥

가츠산도 뒤에 차돌솥밥이 제공된다. 차돌솥밥과 함께 된장찌개가 제공되는데 이쯤되면 정말 배가 많이 부르다.

갈비양념을 곁들여 업진살을 얹은 차돌솥밥과 된장찌개. 그리고 비벼먹어도 맛있는 청어알젓갈. 새콤한 동치미. 여기서 끝이 아니다.

너무 배가 불러서 거의 맛만 보다시피 한 쌀국수. 고수는 선택이 가능하다. 국물은 사골로 우려 낸 국물에 양지를 넣어 끓였다. 국물이 진하고 깊은 맛이 나서 국물만 조금 먹었다.

디저트 과일

대망의 마지막. 디저트.
맘대로 먹어도 맛있지만 한가지 팁을 드리자면 당도가 낮은 순서대로 드시는 게 과일의 향과 맛을 느끼기 더 좋다.
단감 - 딸기 - 샤인머스켓 순서로.

한우오마카세의 긴 과정이 끝이났다. 본앤브레드 대표님의 철학이 “고객이 배부르게 매장을 나가도록 하자” 라던데 이보다 더 철학이 확실할 수 없는 경험이었다. 미친듯이 배가 부른데 너무 맛있어서 수저를 놓을 수가 없는 상황. 적당히 먹는 미덕을 발휘하지 못하고 모든 음식을 흡입했다.

특별한 날을 더 특별하게 보냈던 하루. 저녁 또는 점심으로 한우 오마카세를 생각하고 있다면 본앤브레드를 적극 추천하고 싶다. 그 중에서도 샤토브리앙은 꼭 드셨으면 좋겠다. 파라다이스 시티점을 가보았으니 다음엔 마장동의 본점에서 한우 오마카세를 먹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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