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딩업체 파산 후 대표 잠적, 피해자별 대처방법은?

마이셀프웨딩, 파산 후 잠적이라니...

 

안녕하세요.
황당한 일이 연이어 벌어지네요. 
당근마켓 소액 사기를 당한 후 몇달이 채 되지 않아 2021년 12월 31일, 저와 제 여자친구를 담당하던 웨딩업체 "마이셀프웨딩" 이 파산을 했습니다. 

이게 말이나 되나 싶은데, 저희 담당 플래너도 12월 31일 새벽 3시 경, "저녁에 대표로부터 해고당한 후 파산 통지를 받았다" 며 더이상 진행이 불가하다는 연락을 끝으로 핸드폰 번호를 바꾸고 잠적해버렸는데요. 

이런 무책임한...경우가 있네요.
참 살갑고 친절한 분이라 좋게 보았는데...  

일은 벌어졌으니 수습을 해야겠지요.
누구의 잘못도 아니고, 사기친 대표의 잘못이니 모쪼록 예비부부 여러분끼리 싸우지 않기 바랍니다. 
또 제 글을 보고 혹시라도 "마이셀프웨딩" 에서 진행하신 분이 계시다면, 
도의적인 차원에서 사과의 말씀드리겠습니다. 

대처한 방법과 앞으로의 진행상황을 한번씩 공유해보겠습니다. 

 

단계별 대처방안 

 

1. 예약내역 확인 및 재예약으로 상황 정리하기

 첫째로 피해를 당한 사실이 확인되자마자 저는 예약해놓았던 업체에 모두 전화를 해보았습니다. 
하필이면 한 해의 마지막날 이런 일을 터트리고 잠적하는 바람에 쉬는 업체가 많았어요. 

 웨딩플래닝 업체가 스,드,메 업체에 결제를 하지 않고 잠적했기 때문에 저희의 예약 상황이 유효한지부터 체크해보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저희는 예약 자체는 유효한데, 결제가 역시 되어있지 않아서 위크인 가격보다 조금 제휴된 가격으로 해주겠다는 답변을 받았구요. 또 다른 플래닝 업체와 같이 계약을 한다면 계약한 그대로 진행해주겠다고 전달 받았습니다. 

 다만 여기서 걱정은, 이렇게 워크인으로 스드메 모두 진행하게 되면 돈이 추가로 나가기 떄문에 이 지출을 최대한 막아보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다른 스드메 업체의 일정도 확인하면서 동시에 다른 웨딩플래닝 업체도 서칭하였어요. 

 동행/비동행 가리지 않고 유명한 업체나 건실하다고 소문난 업체에 모두 견적을 요청해서 받아보았고, 워크인 가격과 비교해보았습니다. 그래서 결과적으로는 저희는 한 업체를 선정해 드메 는 웨딩플래닝 업체의 패키지, 스튜디오는 워크인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결정했습니다. 

 다시 업체를 찾고 다시 예약하는 위의 모든 과정을 여자친구가 나서서 도맡아 진행해주었습니다. 짧은 시간동안 큰 스트레스를 받으며 너무 애를 많이 써줘서 미안하고 고마웠습니다. 

 저는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피해사실을 정리하고 증빙자료를 찾아서 준비해놓았어요. 

2. 피해사실 정리 및 고소 준비

 저는 피해사실이 확인되자마자 플래너의 전화번호와 대화내역 캡쳐 후 파일로 저장, 이미지파일로 생성 및 인쇄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계좌에서 "마이셀프웨딩" 으로 이체한 내역을 찾아 은행을 통해 "이체내역확인증" 을 이미지 파일로 저장해두었어요. 
 또 업체와 저희의 계약서를 찾아서 경찰서에 고소장과 함께 제출할 수 있게 준비해두었습니다. 평소에 전자계약은 PDF파일로 저장하는 습관이 있었어서 다행히 쉽게 파일을 찾을 수 있었네요.

 

3. 고소장 작성 후 경찰서 방문 접수

 위의 모든 자료가 준비되고 피해사실을 육하원칙 (누가,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 에 입각하여 상세히 서술한 고소장을 작성해서 강남경찰서에 방문하였습니다. 고소장은 상세할수록 좋고, 추측이나 심증은 빼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1) 카톡대화내역, 2) 계약서, 3) 이체내역확인증 등을 첨부하여 고소장을 제출하였습니다.  

 강남경찰서에 간 이유는, 마이셀프웨딩이 강남구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관할서로 가면 진행이 좀 더 빠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 피해자가 많은 상황이라 어차피 사건이 관할서로 이관된다고하니 동네 가까운 경찰서로 가셔도 무방합니다. 

 

cf. 이외에도...

큰 도움은 안될듯하지만 소비자보호원에도 피해구제신청을 해놓았습니다만, 이와 같은 사실은 민, 형사적으로 풀 문제라 답변 받았습니다. 참고바랍니다. 

 

정보의 비대칭이 심한 웨딩업계, 업체 잘 고르는 법

 

 솔직히 사기를 당한 입장에서 "어떻게 하시라" 고 할 말은 아니지만, 이 일이 생긴 후 저와 제 여자친구는 좀 더 면밀하게 업체의 현황과 개업 후 사업의 영위해온 업력, 업체 내에서 있었던 사건사고, 업체의 재무제표, 업체직원들의 내부의견, 다른 업체를 통해 평판까지 체크해보고 이것저것 알아보고 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딱히 어떤 업체가 좋다고 말씀드리긴 어려울 것 같으나, 주요 포인트로 체크한 것은,
1) 스드메 업체에 전화해 웨딩업체의 평판을 물었을 때 좋았던 점 (미수가 쌓여있지 않고 월단위로 결제가 잘 되는지, 손님은 많은지 등)
2) 업체의 재무제표가 건실한지, 혹은 손실이 났다면 어느 부분에서 손실이 났는지
3) 업체의 업력이 오래되고 사기나 파산 같은 이슈사항이 없는지
4) 업체의 플래너의 평판이 예비부부에게 좋은지
5) 업체의 제휴업체가 어떤 업체가 있는지

요렇게 체크해보고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런 일을 당하면서, 정말 많은 업체의 많은 플래너님들께 연락을 드려 견적 요청도 드렸고 이것저것 질문이 참 많았는데 오히려 더욱 걱정해주시며 많이 도와주신 분들이 많았어요. 같이 계약하지는 못했지만, 한번더 글을 통해 너무 감사드립니다. 

 사람한테 당하고 또 사람한테 도움을 받는 이게 바로 삶인가 봅니다.

많은 분들이 문제없이 결혼까지 무사히 골인하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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